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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2019. 1. 31. 04:55[라이알버] 경화수월
시나리오 → https://hicheut01.postype.com/post/1701266
PC → 알버트 알로이스 윌프레드 (@alllup)
KPC → 라이오넬 이스터브룩 (@lakekkon)
~경화수월~
“사랑해, 알버트.”
…번 째의 처음으로 그 사람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수없이 많은 시간을 건너, 다시 그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꼭 맨 처음 그를 알았을 때처럼요.
그러나 감상에 젖는 것도 찰나입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울리는 것은 귀를 뚫을듯한 굉음입니다.
그리고 무언가의 잔해가 당신을 짓누릅니다.
익숙한 압박감.
시끄럽게 울리는 비명 소리.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
사이렌의 소리…….
오늘로 몇 번째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반복한 죽음의 순간입니다.
문득 당신은 이 죽음이 귀찮다고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죽음을 앞에 둔 것치곤 실없는 생각이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당신은 …번이나 이 죽음을 반복했고
이제는 지루할 만큼 익숙해졌으니까요.
하지만 그 오랜 반복에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은 있습니다.
그것은 눈앞에 있는 남자의 얼굴.
라이오넬의 표정입니다.
점점 시야가 부옇게 흐려지는 가운데 당신은 그를 바라보았습니다.
여기서 알버트, 관찰 판정해주세요.
Value: | 75/37/15 |
Rolled: | 80 |
Result: | Fail |
djt
엇
머쓱 실패로할까요?;

Value: | 75/37/15 |
Rolled: | 99 |
Result: | Fail |
그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마지막 순간이니 담아두고 싶었는데……. 하지만 보지 않아도 괜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수도 없이 그 마지막 표정을 보았으니까.
다시 또,
만나러 갈 거라고
말해줘야 하는데…….
야속하게도 의식이 흐립니다.
당신은 그에게 손을 뻗으려 했지만 당신의 의식이 잠기는 것이 그보다 빨랐습니다.
당신은 직감했습니다.
‘나는 죽었다’고.
……
…
두 눈을 깜빡이며 알버트는 천천히 눈을 떠냅니다.
건물 잔해에 깔려 몸이 부서질 것 같았던 고통은 꿈이었던 것처럼 멀쩡합니다.
물론 당신의 주변도 전혀 부서지지 않았네요.
처음 겪는 일도 아니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수도 없이 겪었던 죽음, 그리고 반복…….
당신은 몇 번이나 죽고 매번 다시 눈을 떠왔으니까.
그리고 죽음 이후에 행할 일도 이미 정해져 있었습니다.
당신은 이번에도 라이오넬을 만나러 가야합니다.
라이오넬과 처음 만나는 시간은 오후 1시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12시네요.
슬슬 만나러 가지 않으면 늦을 것만 같아요.
알버트는 어떻게 할까요?

알버트 윌프레드는 익숙하게 죽음을 떨쳐내고 외출 준비를 한 채 밖으로 나섭니다. 죽음보다도 라이오넬을 만나는 게 중요한 일이니까요. 무려 알버트가 스스로 밖에 나올 만큼.
그런데 집 밖으로 나온 순간 발에 툭하고 무언가 걸립니다.
알버트는 어떻게 합니까?

손바닥 크기의 작은 손거울입니다.
그런데 당신이 거울을 줍기 위해 손을 대자,
거울의 표면이 마치 수면처럼 일렁였습니다.
찰나였지만 그건 분명 물과 같이 느껴졌습니다.
이 기이한 상황에 알버트, 이성 판정입니다.

Value: | 55/27/11 |
Rolled: | 10 |
Result: | Extreme |
죽음도 떨쳐냈는데 거울을 잘못 보는 것 정도야 아무렇지 않습니다. 알버트는 아무런 충격을 받지 않았습니다. 잘못 본 모양이죠.
거울은 어떻게 할까요?

당신은 거울을 챙겨 라이오넬을 만나러 다시 움직입니다.
이제는 외울 정도로 익숙한 길을 걷습니다. 길을 헤맨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겠죠.
당신은 문득 라이오넬 이스터브룩을 떠올립니다. 길 끝에 있을 익숙한 이름의 남자.
‘이번’의 첫 만남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따위의 생각을 잠시 떠올리다가 당신은 문득 떠올렸습니다.
생각해보면 시간을 되돌려 다시 처음 만나는 라이오넬 이스터브룩은 언제나 당신을 조금 피했다는 것을. 그는 당신을 조금…… 꺼렸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아무래도 좋겠죠. 결국에 그는 당신을 사랑했고,
어떻게든 두 사람은 서로 사랑했으니까요. 꼭 운명처럼.
익숙한 길을 걸은 끝에 당신은 학교에 도착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등교할 만큼 당신은 그리 성실하지 않지만 어떻게 하겠어요. 라이오넬은 성실한 학생인 것을.
당신은 익숙한 강의실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익숙한 남자의 뒷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언제나 이곳에 똑같은 모습으로 있네요.
알버트는 이제 어떻게 할까요?












이윽고 두 사람이 듣는 <라틴어> 교양 과목의 교수가 들어왔습니다.
/desc 교수는 출석 체크도 딱히 하지 않는 것 같네요. 첫날이니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앞으로의 예정이나 시험에 대한 것을 알려주고 수업을 마칩니다.
걸어온 시간이 조금 아깝긴 합니다.
/desc 원래 수업 시간보다 한참은 일찍 끝났네요.
라이오넬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돌아가려고 하는 것 같아요. 별로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네요……. 어떻게 해야 하지? 알버트는 아이디어 판정해주세요.

Value: | 60/30/12 |
Rolled: | 85 |
Result: | Fail |
이전의 시간들에서 첫 만남 이후에 함께 근처의 카페로 갔던 것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건 왜 묻는데?









카페로 향하나요?

두 사람은 카페로 향했습니다. 깔끔해 보이는 카페입니다. 안으로 들어서자,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몇 번이고 들렀으니까요.
조금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카페입니다. 늘 그랬듯이 창가 쪽의 자리는 비어있네요.
메뉴는…….
에스프레소 - 2000원
아메리카노 - 3000원
카페라떼 - 4000원
고구마라떼 - 3500원
카라멜 마끼아또 - 4500원
라고 되어 있네요. 영국 화폐 기준으로 생각해주세요, 알버트.










그렇군. 그렇게 따지면 나도 여왕과 아는 사이긴 하지. 일방적으로.




두 사람이 얘기를 나눌 때 주문한 음료를 점원이 가져다주네요.











알버트가 음료를 마시자, 첫사랑에 대한 게 떠올랐습니다. 누군가 그렇게 말하라고 시킨 것처럼 갑자기 그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집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알버트 이성 판정입니다.

Value: | 55/27/11 |
Rolled: | 3 |
Result: | Extreme |
단순히 기분 탓이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첫사랑, 첫사랑이라……. (살짝 인상을 찌푸린다.) 내가 잘못한 게 있어.












라이오넬은 음료를 마시자 거짓말에 대한 것이 떠올랐습니다. 누군가 그렇게 말하라고 시킨 것처럼 그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지네요. 어떻게 된 걸까요?
음료를 마신 라이오넬, 이성 판정입니다.

Value: | 65/32/13 |
Rolled: | 40 |
Result: | Success |
기분 탓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시간 망설이다 쳐다본다.) 기왕 생각난 김에 묻는 건데, 넌 거짓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데?









잘 모르겠네.






아, 니나랑은 친구라고 해도 되나.














당신들이 계산을 하러 카운터로 향하자
직원이 대뜸 박수를 칩니다
세상에! 여러분이 오늘의 …번 째 손님이라는군요!
직원은 당신에게 일종의 경품으로 근처의 유명한 미술 전시회 관람권을 두 장 건넵니다. 표값이 비싸 구하기가 어려운 표라고 하네요.
여기서 알버트 아이디어 판정해주세요.

Value: | 60/30/12 |
Rolled: | 48 |
Result: | Success |
…번 째? 이런 이벤트가 있었던가? 오늘따라 이상한 하루란 생각이 드네요.
미술관은 바로 근처인 것 같습니다.






……아, 아니면 네 첫사랑?

















…딱히 의외도 아닌가?















두 사람은 미술관으로 향하나요?









과학이란 좋네요. 알버트는 택시를 불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택시가 왔습니다.

기사는 가까운 거리라서 조금 당황한 것 같지만 목적지까지 운전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죽음을 수없이 반복하면서도 한 번도 들러보지 않은 미술관이 보입니다. 당신에게 동네의 지리는 친숙할 터이지만 어째서인지 이 미술관은 처음 보는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표값이 비싸 구하기 힘들다는 건 사실인지, 주변에는 사람이 없습니다. 마치 두 사람이 통째로 이 미술관을 빌린 것만 같은 느낌이 드네요.
입구로 향하나요?

(들어가기 전에 관찰 가능할까?)
하셔도 좋습니다.

Value: | 75/37/15 |
Rolled: | 88 |
Result: | Fail |
(침침..)
역시 낯선 건물이란 느낌만 받습니다.














입구로 가 표를 내고 입장하니, 꽤 단출한 미술관 내부가 보입니다. 미술관은 중앙에 있는 분수대를 둘러싸는 모양으로 A관, B관, C관 총 세 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땅히 보이지 않네요.



마음대로 해.


정중앙에 자리해 한 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커다란 분수대. 가운데에는 활짝 핀 꽃 상이 세워져있고 꽃잎을 따라 물줄기가 퍼져 나옵니다. 옆에는 넓은 벤치가 있고, 시원하게 뻗어 나오는 물줄기에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또, 분수대 앞에는 푯말이 있습니다. 작품명 :『 수월 』이것도 작품의 일부라는 걸까요. 특이한 미술관입니다.



관찰하나요?

Value: | 75/37/15 |
Rolled: | 66 |
Result: | Success |
꽃 상 앞에 작은 원기둥 같은 게 솟아올라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그 안에는 동전이 몇 개인가 담겨 있습니다. 아무래도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 곳 같네요.





동전 던지기를 시도해보려면 민첩 판정해주세요!

Value: | 50/25/10 |
Rolled: | 38 |
Result: | Success |
땡그랑! 경쾌한 소리를 내며 동전이 골인 했습니다. 나이스 샷.













알버트도 함께 가는 게 맞나요?

A관에는 조각상이 즐비합니다. 아마 조형물들을 전시해놓는 곳 같습니다. 내부 인테리어에 꽤 신경 쓴 듯 안은 깔끔하고, 감상에 도움이 될 법한 잔잔한 음악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능합니다!

Value: | 75/37/15 |
Rolled: | 58 |
Result: | Success |
유난히 눈에 띄는 조각상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큰 거울 조각상에 분수대에서 보았던 꽃이 새겨져 있습니다. 가만히 보다 보면 왠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래에는 작품명이 붙어 있습니다. 『 경화 』
작품을 본 알버트, 아이디어 판정해주세요.

Value: | 60/30/12 |
Rolled: | 25 |
Result: | Hard |
어쩐지 알버트가 집을 나오면서 주웠던 그 거울의 모양과 비슷한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비슷한 모양인 것 같습니다.




아는 사람거야?







크고 작은 액자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벽에 반듯하게 걸려 있습니다. 그림을 전시하는 곳인 것 같습니다. 내부 인테리어에 꽤 신경 쓴 듯 안은 깔끔하고, 감상에 도움이 될 법한 잔잔한 음악도 나오고 있습니다.

판정해주세요!

Value: | 75/37/15 |
Rolled: | 6, 68, 59 |
+2: | Extreme |
+1: | Extreme |
0: | Extreme |
-1: | Success |
-2: | Success |
다시할게요

Value: | 75/37/15 |
Rolled: | 18 |
Result: | Hard |
미묘하게 비뚤어진 액자를 발견했습니다. 다가가 보니, 액자에 담겨있는 것은 커다란 거울 속에서 한 남자가 이전 관에서 줄곧 봐왔던 꽃의 다발을 품에 안고 있는 그림이 걸려있습니다.
아래에는 작품명이 붙어 있습니다. 『 거울 속의 꽃 』

교육, 과학(식물학), 자연 판정 중 하나를 성공하면 알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Value: | 60/30/12 |
Rolled: | 87 |
Result: | Fail |
(편중된 지식이 여기서 빛을 발한다.)
문학을 사랑하는 남자는 꽃은 그다지 사랑하지 않았던 걸까요?





이 꽃이 테마인가? 싶기도하고.

Value: | 70/35/14 |
Rolled: | 6 |
Result: | Extreme |
이스터브룩 선생님은 알 수 있었습니다.
그 꽃이 상사화라는 것을.













C관으로 가나요?

이상한 말이었나?

C관으로 향했습니다. 여러 아름다운 공예품들과 세공된 보석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척 보기에도 가격이 꽤나 나갈 것 같은 정교한 것들뿐입니다. 내부 인테리어에 꽤 신경쓴 듯 안은 깔끔하고, 감상에 도움이 될 법한 잔잔한 음악도 나오고 있습니다.

음….(잠시 공예품을 둘러보는 척 생각하다 덤덤한 척 말한다.) 그야, 유명인사니까? 어느정도 들리는 얘기도 있고.
당신은 둘러보다 특히 조명이 밝은 전시작을 발견합니다. 자세히 보면, 푸른 물결처럼 세공된 원반 모양의 보석 판 위에 문스톤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문스톤을 만져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신이 그것에 손을 대는 순간, ……어? 분명히 눈앞에 있는데 닿지 않습니다. 꼭, 공간이 단절되기라도 한 것처럼.
기이한 현상에 이성 판정입니다.

Value: | 55/27/11 |
Rolled: | 69 |
Result: | Fail |
……?(당황해 재차 시도해본다.)
이게 뭐지? 원리를 알 수가 없습니다. 괜히 신경 쓰입니다. 1만큼의 이성을 잃습니다.
다시 손에 대보았으나 여전히 닿지 않네요.









…재밌었어?














알버트 윌프레드의 건강을 생각하면 오래도 나와 있었습니다. 미술관을 나가나요?



어느 정도 관람을 끝마치고 나서 밖으로 나오자, 시간이 벌써 이렇게나 지났던 걸까. 해가 지평선 너머로 가라앉고 있었습니다. 세상이 붉게 물든 채네요.
이제는 정말 헤어져야 하는 때가 온 거겠죠.










그렇군…. 처음에 너 되게 재수없었어도 보통 말 안 하는군.



나도 네가 되게 이상한 인간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단 괜찮은 것 같길래.

역시 보통을 잘 모르겠어.

……그래도 싫지 않다고 말하고 있잖아? 나쁘지 않아. 그러니까, 나는…… 처음보단 네가 좋아진 것 같다고.

라이오넬 이스터브룩이 첫날에 이렇게까지 마음을 열어준 적은 없었던 것 같아서 당신은 조금 놀랐습니다.
어쩌면…… 이번에는 이전의 시간들보다 더 나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라는 생각이 들 무렵,
라이오넬 이스터브룩의 표정이 조금 변합니다.
그는 꽤 놀란 것 같은 얼굴을 했다가 이내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칩니다.
“……알버트!”
이름만 부른 건 오늘 처음 듣는 것 같은데 이런 때가 아니면 기뻐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이런 때만 아니었으면요.
하필 오늘. 오늘 같은 날에 이렇게 빨리 죽을 필요는 없었는데. 울컥하고 당신의 입에서 피가 쏟아집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가슴께를 더듬어보니 만져지는 것은 깊숙하게 박힌 식칼입니다, 그리고 흐릿하게 보이는 것은 저 멀리 도망치는 누군가의 뒷모습.
이런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당신은 그저 살해당하는 건 오랜만이란 생각이 듭니다. 죽음은 질릴 정도로 익숙해졌으니까요.
그렇지만 평소와는 역시 다르네요. 죽음이 너무 빠릅니다. 매번 죽기는 했어도 첫날에 죽은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모르겠습니다. 사고가 점점 둔해지는걸요.
고개를 살짝 돌려보니 라이오넬이 보입니다. 놀라서 꼭 울 것 같은 표정은 매번 보던 그 얼굴입니다. 어쩜 매번 같은 표정만 짓는지.
여기서 알버트 잠깐 관찰 혹은 심리학 판정을 해주세요.

Value: | 75/37/15 |
Rolled: | 65 |
Result: | Success |
그는 정말로 괴로워 보입니다.
이렇게 빨리 죽어서 조금 아쉽지만 괜찮습니다. 괜찮을 거예요. 다시 만날 테니까. ……또 만나러 올 테니까요.
몸이 점점 기울어 곤두박질치기 직전 우직하고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당신의 귀에 들렸습니다.
……
…
두 눈을 깜빡이며 알버트는 천천히 눈을 떠냅니다.
순식간에 살갗을 파고들어 심장을 찔렀던 칼날이나 고통은 마치 꿈이었던 것처럼 몸은 멀쩡합니다.
처음 겪는 일도 아니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수도 없이 겪었던 죽음, 그리고 반복…….
당신은 몇 번이나 죽고 매번 다시 눈을 떠왔으니까.
그 죽음 이후에 행할 일도 이미 정해져 있었습니다.
당신은 이번에도 라이오넬을 만나러 가야합니다.
라이오넬과 처음 만나는 시간은 오후 1시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2시.
……2시?
무언가 이상합니다. 여태까지 라이오넬을 만나기 전의 상황은 모두 같았습니다.
바깥의 풍경, 날씨, 일어나는 시간까지도.
당신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낍니다. 알버트, 이성 판정해주세요.

Value: | 54/27/10 |
Rolled: | 71 |
Result: | Fail |
1d2 추가 판정해주세요.

rolling 1d2
()
1
1
알버트는 1만큼의 이성을 소실합니다. 무언가가 불안합니다.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가.
그때 알버트의 귀에 낯선 벨 소리가 울립니다.
Rrrrrrr.
Rrrrrrrr.
휴대폰이 아닌 집 전화가 울리고 있네요.

당신이 전화를 받았으나 상대편은 조용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소리를 내자마자,
뚝.
전화가 끊어집니다.
여기서 알버트 아이디어 판정해주세요!

Value: | 60/30/12 |
Rolled: | 25 |
Result: | Hard |
수없이 많은 반복 중에서 집 전화의 벨이 울린 것은 처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 전화의 벨 소리를 잊어서 방금 들었을 땐 낯설다고 생각했을 정도니까요. 당신은 루프에 무언가 문제가 생겼음을 직감합니다.
알버트 이성 판정해주세요.

Value: | 53/26/10 |
Rolled: | 60 |
Result: | Fail |
1d4를 추가로 판정해주세요.

rolling 1d4
()
2
2
2만큼의 이성을 소실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불안합니다.
당신이 수화기를 내려놓고 발걸음을 옮기자 무언가가 떨어집니다. 확인해보니 그것은 어제, 아니, 이전의 ‘오늘’ 집 앞에서 주웠던 손거울입니다.
……어째서인지 분명 깨끗했던 거울 표면에 금이 가 있습니다.

오늘은 이전 시간들에 비하면 무언가 이상합니다. 게다가 늦잠도 자버렸으니 어서 만나러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당신은 택시를 불렀습니다. 택시는 당신을 태우고 움직입니다.
이제는 외울 정도로 익숙한 길을 지납니다. 길을 헤맨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겠죠.
당신은 문득 라이오넬 이스터브룩을 떠올립니다. 익숙한 이름의 남자.
‘이번’의 첫 만남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따위의 생각을 잠시 떠올리다가 당신은 문득 떠올렸습니다.
생각해보면 시간을 되돌려 다시 처음 만나는 라이오넬 이스터브룩은 당신을 조금 피했다는 것을. 그는 당신을 조금 꺼렸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아무래도 좋겠죠. 결국에 그는 당신을 사랑했고,
어떻게든 두 사람은 서로 사랑했으니까요. 꼭 운명처럼.
얼마 지나지 않아 택시는 학교에 도착합니다. 알버트는 어떻게 하나요?

당신은 라이오넬과 만났던 곳으로 향했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언제나 만났던 곳이니까 어쩌면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요.
그러나 강의실 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수업이 이미 끝나서인지 텅 비어있습니다. 라이오넬도 보이지 않네요.

깔끔해 보이는 카페입니다. 안으로 들어서자,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몇 번이고 들렀으니까요.
조금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카페입니다. 늘 비어있던 창가 자리는 누군가 앉아있네요.
어떻게 할까요?

당신은 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여전히 주변에는 사람이 없습니다. 혼자서 도착한 넓은 미술관이 적막하기만 하네요.
라이오넬의 부재가 느껴집니다. 입구로 가면……. 그러고 보니 오늘의 당신은 표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그래도 입구로 가보나요?

입구에 다다르자, 표에 대한 고민은 해결됩니다. 이전에 깔끔한 매표소에서 당신을 맞았던 직원은 온데간데없습니다. 직원은커녕 사람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 난잡하고 을씨년스러운 매표소 내부가 보입니다. 표를 받을 사람도 없으니, 그냥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안으로 들어간다.)
꽤 단출한 미술관 내부가 보입니다. 미술관은 중앙에 있는 분수대를 둘러싸는 모양으로 A관, B관, C관 총 세 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A관으로 향했습니다. 조각상이 즐비합니다. 아마 조형물들을 전시해놓는 곳 같습니다. 안은 꽤 오래 방치해두기라도 한 듯 간간이먼지가 눈에 띄고, 흘러나오는 음악은 미약하게 노이즈가 낍니다.

B관으로 향했습니다. 크고 작은 액자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벽에 반듯하게 걸려 있습니다. 그림을 전시하는 곳인 것 같습니다. 안은 꽤 오래 방치해두기라도 한 듯 간간이 먼지가 눈에 띄고, 흘러나오는 음악은 미약하게 노이즈가 낍니다.

C관으로 향했습니다. 여러 아름다운 공예품들과 세공된 보석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척 보기에도 가격이 꽤나 나갈 것 같은 정교한 것들뿐입니다. 안은 꽤 오래 방치해두기라도 한 듯 간간이 먼지가 눈에 띄고, 흘러나오는 음악은 미약하게 노이즈가 낍니다.

당신은 어떻게 하나요?

걸어 보세요.

아니 전화를 걸어보라는 소리였습니다.

당신은 기억하는 라이오넬 이스터브룩의 전화 번호를 눌러 전화를 걸었습니다. 신호는 가는 것 같습니다.
……
…
전화는 받지 않네요.

하셔도 좋습니다.

Value: | 75/37/15 |
Rolled: | 73 |
Result: | Success |
당신은 특히 조명이 밝은 전시작을 발견합니다. 자세히 보면, 푸른 물결처럼 세공된 원반 모양의 보석 판 위에 빛바랜 듯한 흐린 문스톤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아래에는 작품명이 붙어 있습니다. 『 물에 비친 달 』
당신은 문득 내용이 바뀐 안내문을 발견합니다.
[아무리 손을 뻗어도 잡히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 포기하지 못 하는 거야?]

원한다면!

Value: | 75/37/15 |
Rolled: | 98 |
Result: | Fail |
(B관으로 돌아가서 다시 살펴보자.)
안내문은 안내문일 뿐입니다.

가능합니다.

Value: | 75/37/15 |
Rolled: | 31 |
Result: | Hard |
B관을 살펴보자 미묘하게 비뚤어진 액자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다가가 보니, 액자에 담겨있는 것은 커다란 거울 속에서 한 남자가 상사화 꽃다발을 품에 안고 있는 그림입니다.
안고 있는 꽃은, 저번보다 시들어 있습니다. ……그림 속의 꽃이 어떻게 시들지?
알버트, 이성 판정입니다.

Value: | 51/25/10 |
Rolled: | 61 |
Result: | Fail |
1만큼의 이성을 소실합니다. 어쩐지 신경 쓰입니다. 어떻게 시든 걸까요.
아래에는 작품명이 붙어 있습니다. 『 거울 속의 꽃 』

천천히 살펴보자 당신은 한 가지 더 발견했습니다.
못 보던 작품 설명이 보입니다.
[꽃처럼 한 철만 사랑했어야 했는데.]
만져 보아도 좋습니다.

평범한 그림의 감촉입니다. 다른 것이 느껴지진 않네요.

유난히 눈에 띄는 조각상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큰 거울 조각상에 상사화가 새겨져 있습니다. 어째서인지 조각상에는 조금 금이 가 있고, 아래에는 작품명이 붙어 있습니다. 『 경화 』

관찰해볼까요?

Value: | 75/37/15 |
Rolled: | 70 |
Result: | Success |
못 보던 작품 설명이 보입니다.
[거울이 완전히 깨지기 전에 꽃을 가둬야 해.]

정중앙에 자리해 한 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커다란 분수대. 옆에는 넓은 벤치가 있고, 드문드문 끊기며 흘러나오는 물줄기에 왠지 마음이 불안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또, 분수대 앞에는 푯말이 있습니다. 작품명 :『 수월 』
그리고 가운데는 이전보다 조금 시든 상사화 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꽃 동상이, 시들 수 있던가?
꼭 아까 보았던 작품이 생각나네요.
관찰 판정해주세요.

Value: | 75/37/15 |
Rolled: | 46 |
Result: | Success |
꽃 상 앞에 작은 원기둥 같은 게 솟아올라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그 안에 다 담기지 못할 정도로 동전이 수북하게 쌓여 있습니다.

항상 겪었던 날입니다. 날짜로는.

판정해주세요.

Value: | 60/30/12 |
Rolled: | 49 |
Result: | Success |
어쩌면 세세하게 무너졌던 일상과 관련이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전에 직감했던 것처럼 루프 자체에 어떤 문제가 생긴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미술관에 라이오넬은 없네요.
미술관 밖으로 나가나요?

당신은 라이오넬을 찾지 못하고 미술관에서 나가고자 입구 쪽으로 돌아갔습니다. 실망감을 끌어안고 발을 옮긴 그때, 저 멀리 입구 건너 보이는 것은…….
……라이오넬 이스터브룩입니다.


…알버트 윌프레드?














…내가 기억하는 건 바로 직전에 있던 일뿐인데.












…



고작 하루 본 나를 이렇게 찾아다녀?


그래, 해보자!

Value: | 50/25/10 |
Rolled: | 68 |
Result: | Fail |
(강행하자;)
역시 알버트 윌프레드가 라이오넬 이스터브룩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리가 없었다.
판정해보세요.

Value: | 50/25/10 |
Rolled: | 63 |
Result: | Fail |
라이오넬은 이제 당신이 마음을 읽을 틈을 주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 그만 끝내고싶어….

……나한테, 부탁해도…….



뭘 알고 있는거야?
왜 숨기고 있어?


























대체 나한테 무슨 일이 있는거야?

이만 돌아갈까. 네가 또 죽지 않게.





죽는게 무서운게 아냐. 지긋할 정도로 익숙해. 이번엔 이렇게 죽는구나, 생각이 숨 쉬는 것같아.
하지만 매번 괴로워하는 네 얼굴이 더 힘들어.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 다음에 또 너를 보러 올거라고 얘기해주고 싶어. 하지만 결국 임시방편이잖아. 다시 너를 만나도, 나는 또 죽고. 또 네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또 처음으로 돌아가고.







…….





라이오넬을 찾느라 시간이 벌써 이렇게나 지났던 건지 헤어지기 싫어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겼던 탓인지, 어느덧 해가 지평선 너머로 가라앉고 있었습니다.
이전의 오늘과 마찬가지로 오늘도 이렇게 함께 걷고 있는데 이전과는 달리 어딘가 불안하고, 묘한 기분이 듭니다.














고개를 들면 익숙한 집의 대문이 보입니다.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자리한 불안감을 지우지 못한 채 제대로 된 해답을 주지도 않고 떠나는 라이오넬 이스터브룩의 뒷모습을 바라봅니다.
집으로 들어갈까요?

적막이 가득한 집. 당신이 안에 들어서기 무섭게, 전화기의 벨이 울립니다.
Rrrrrr.
오늘 아침에도 들었던,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그 벨 소리.
Rrrrrrr.

전화 건너편은 고요합니다.

뚝.
전화는 끊깁니다.
다시금 의미 모를 불안감, 혹은 불쾌감에 당신이 수화기를 내려놓으려는 순간, 단조로운 기계음이 들려옵니다.
[부재중 음성 메시지가 … 건 있습니다.]

1월 17일, 음성 메시지 1건.
[네가 언제나 같은 시간에 일어난다는 걸 알았다. 알버트 알로이스 윌프레드가 늘 그렇지. 늦게 일어나서 허둥지둥 댈 거라곤 생각하긴 했다만.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냐. 중요한 건 그래서 늘 집 전화 같은 건 확인도 하지 못한다는 걸 알았단 거지. 그러니 네가 일어나기 전에 전화해서 메시지를 남겨 놓으면…… 넌 모를 거란 생각이 들어서. 그러니 너한텐 하지 못하는 얘기를 남기기로 했어. 일기 같은 거라고 생각하도록 해, ……알버트.]

1월 18일, 음성 메시지 1건.
[이번엔 꽤 오래 버텼다고 생각했는데…… 너한텐 이길 수가 없더군. 당연한 거겠지. 내가 너한테 이길 수 있을 리가.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겠어. 분명 바라던 대로 된 건데도 만족할 수 없다는 건 욕심이 많은 탓인지, 혹은 모든 게 엉망이 되어버린 탓인지 모르겠다. ……, ……미안해.]

1월 19일, 음성 메시지 1건.
[신이란 존재가 원래 그런 건 알고 있었는데 새삼스럽게…… 원망하게 되는 건 너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겠지. 이럴 거였다면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어. 내가 널 다시 만나지 못한 게 너의 구원이었다면. (짧은 공백 사이의 흐느낌 같은 숨소리.) ……거짓말이야. 이것도 자기기만이니까. 알버트, 그래도 나는 보고 싶었어. 너를 만나고 싶었어. 그래서 모든 게 엉망이 될 걸 알면서도 다시 너를 만나러 가고, 다시 또 다른 처음을 반복하고……. 네가 나를 원망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영원히 용서하지 않길 바라.]

1월 17일, 음성 메시지 1건.
[또 네가 죽었다. 이걸로…… 몇 번째였지. 세는 것도 잊었다. 기억하려고 하면 내가 무너질 것 같아서 잊었어. 비겁한 건 나도 알아. 알버트, 너는 이 저주 같은 나날의 처음을 기억해? 나는 기억해. 그건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있을 리가 없었어. 전부 내 탓으로 시작된 거니까. 세계를 바쳐도 좋으니 너를 살려달라고 했어.]
[……네가 이걸 듣지 못해서 다행인건지, 아니면 알지 못하게 눈을 가리는 내가 지독한 짓을 하는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아. 나는 너를 다시 만나고 싶었어. 다시 너를 만나서 아무렇지 않게 핀잔을 주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이기심, ……이지. 수십 번이고 수백 번이고 다시 나를 만나러 와주는 너를 외면할 수 없었다는 것은 단지 보기 좋은 핑계에 불과하니까. 만나러 가지도 말았어야 했는데. 실은 이렇게 반복하다보면 언젠가 네가 잊을 거라고 생각했어. 너는 무언가를 감수할 만한 인간이 되지 못해.]
[그러니 매번 나를 만나 죽다보면 언젠가 내 존재조차도 잊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그러길 바랐어. ……아니, 이건 거짓말이군. 잊지 않길 바랐어. 네가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하면서도 곁에 있었으면 했어. 몇 번이고 처음으로 되돌아가도 다시 사랑에 빠지는 그 순간이 꼭 운명과 같다고 착각하게 되어서……. (소리가 끊어졌다.)]
1월 18일, 음성 메시지 1건 이었습니다.

재생하나요?

1월 19일, 음성 메시지 1건.
[(한참 동안이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네게 이런 운명을 주고 싶었던 게 아냐.]

계속 재생하나요?

1월 18일, 음성 메시지 1건.
[네가 살해당했다.]
1월 19일, 음성 메시지 1건.
[이번에는 익사.]
1월 18일, 음성 메시지 1건.
[목이 잘렸다.]
1월 17일, 음성 메시지 1건.
[총에 맞아 죽었어. 너는 총을 끔찍하게 싫어했는데.]
1월 18일, 음성 메시지 1건.
[압사.]
1월 19일, 음성 메시지 1건.
[질식사.]
1월 17일, 음성 메시지 1건.
[추락사.]
1월 18일, 음성 메시지 1건.
[(간헐적으로 숨을 참는 소리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울음소리 같은 것이 섞여있다.)]
1월 19일, 음성 메시지 1건.
[이건 다 내 잘못이야. 내…… 나의. 내가 너를 그렇게 만들었어. 내가…….]
1월 17일, 음성 메시지 0건.
1월 18일, 음성 메시지 0건.
1월 19일, 음성 메시지 1건.
[내가 너를 죽였다. 전부 내 탓이니 책임은 내가 져야 해. ……아. 네 죽음을 볼 자신이 없어. 이젠……. 네가, 알버트 윌프레드가 그렇게 쉽게 죽어버렸다는 것을 인정할 수가 없었어. 네가 죽은 세계를 살아갈 수도 없었다. 그래서 모든 게 엉망이 되었지. 끔찍하게. 이젠 무엇을 목표로 했던 건지도 기억이 안 나. 의지도 목표도 다…… 모르게 됐어. 모르겠어, 알버트.]
1월 17일, 음성 메시지 1건.
[……사랑해, 알버트.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전부인데 이 말은 언제나 너를 죽이지. 언젠가 말로 남겼던 것 같은데 그때 너를 보고 싶었다거나 일상을 나누고 싶었을 뿐이라고 했던 건 거짓말이야. 그것으로는 부족해. 그걸로 만족할 수 있었다면 너는 이렇게나 죽지 않아도 괜찮았을 텐데. 나는 네게 사랑을 말하고 싶었고 너를 잡고 싶었어. ……너를 사랑하고 싶었어.]
1월 18일, 음성 메시지 1건.
[……너를 사랑하고 싶었는데.]
음성 메시지를 듣고 진실을 알아버린 알버트는 이성 판정입니다.

Value: | 50/25/10 |
Rolled: | 53 |
Result: | Fail |
1d6+1 판정해주세요.

rolling 1d6+1
()
+12
3
죽음의 원인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왜 당신이 죽게 된 것인지 모든 것을 알아버린 알버트는 공포를 느낍니다. 이성 3을 소실합니다.
그때,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신은 탄내를 맡습니다.
점점 주위를 둘러싸는 새카만 연기와
이제는 선명하게 들려오는 ‘불이야!’를 외치는 사람들의 목소리
사이렌 소리…….
당신은 생각하기 싫어도 단번에 깨달아 버립니다. 다시, 죽음의 순간이 왔다는 것을.
순식간에 몸집을 키운 불길이 뜨겁습니다.
연기로 가득 차 주변은커녕 앞조차 보이지 않고, 부족해져가는 공기에 숨을 가누기도 어렵습니다.
당신의 다리, 팔, 온몸을 덮쳐가며 타오르는 불에 의식이 꺼지기 직전,
1월 19일, 음성 메시지 1건.
떨어진 수화기에서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그런데…… 이 사랑이 너를 죽였어, 알버트…….]
우직, 선명하게 무언가가 깨지는 듯한 소리를 마지막으로 당신은 눈을 감았습니다.
……
…
두 눈을 깜빡이며 알버트는 천천히 눈을 떠냅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키던 불길도, 탄내도, 전부 꿈이었던 것 처럼 몸은 멀쩡합니다.
처음 겪는 일도 아니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버릇처럼 시간을 확인했습니다.
라이오넬과 처음 만나는 시간은 오후 1시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6시. ……일어나는 시간이 더 늦춰졌습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자 툭, 주머니에서 무언가 떨어집니다. 고개를 내리면 보이는 것은 사선으로 선명히 금이 간 손거울이네요. 이전보다 더 망가진 것 같습니다.
그 순간, 이젠 익숙해진 것만 같은 전화기의 벨이 울립니다.
Rrrrrrrr.

알버트, 듣기 판정해주세요.

Value: | 50/25/10 |
Rolled: | 24 |
Result: | Hard |
이번에도 당신이 역시나 목소리를 내는 순간 칼같이 끊어졌습니다만,
당신은 전화가 끊기기 직전, 억눌린 울음소리 같은 것을 들었습니다.
당신이 수화기를 내려놓으려 하자 기다렸다는 듯 차가운 기계음이 흘러나옵니다.
[부재중 음성 메시지가 3건 있습니다.]

1월 17일, 음성 메시지 3건.
[이젠 내가 널 만나는 것마저 네 죽음의 이유가 될지도 몰라. 그런 거라면…… 글쎄,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할지도…….]
[……알버트 윌프레드, 이게 마지막이야. 마지막이니 한 번만 …만나러 가게 해줘.]
[……보고 싶었어.]

끝입니다.

전화는 이번에도 받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집밖으로 나서자 벌써 해가 지평선 너머로 가라앉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노을 아래……
굳이 미술관까지 가지 않아도 만나려던 사람이 보이네요.
꽤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광경입니다만.

집 앞 담벼락에 기대어 무릎에 얼굴을 묻은 채 웅크리고 앉아 있는 라이오넬이네요. 정말 놀랍게도.


그는 상당히 피곤하고 지친 얼굴로 당신을 쳐다보았습니다.



















내가 죽은건 알고, 나 보고 싶었더니 내가 살았는데 계속 죽는 것도 알고, 내가 징글하게 말 해달라고 매달렸더니 끝까지 입 다물면서 혼자 전화로 말한 것도 알고.
또, 뭐가 있는거야?















하지만 만들어진 세계에는 한 가지 결함이 있었고 너는 계속 죽었어. 내 탓에. ……내가 너를 사랑하면 너는 죽었거든.

















틀렸으면 정정해주면 되잖아?


그래서 어떻게 이뤄줄건데?
어떤 소원을, 어떻게. 숨김없이 다 말해.











뭐, 어떻게든.












남작님 소원은 그거군.

그리고 남작님이라고 부르지마.


우리 둘 다 사는건 안되잖아, 맞지?









그런 것보다 중요하게 할 말이 있는데.






그럼…… 내일 또 만나자.



그 순간, 저 멀리서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빛을 내며 맹렬한 속도로 당신을 향해 다가옵니다.
이제는 전부 알아버렸습니다. 몇 번이고 반복했던 그 사랑이 당신을 죽였고, 이번에도 당신은 그 사랑에 의해 죽으리라는 것을.
모든 것을 깨달은 당신은 그저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직, 무언가가 조각 나는 소리가 당신의 귀에 선명하게 들렸습니다.
……
…
두 눈을 깜빡이며 알버트는 천천히 눈을 떠냅니다.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 한 줄기가 이 모든 게 꿈이 아님을 분명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처음 겪는 일도 아닌데, 말이에요.
창밖은 이미 새카맣습니다.
당신은 조금 두려운 마음으로 시간을 확인했습니다.
라이오넬과 처음 만나는 시간은 오후 1시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10시.
창문 사이로 비치는 달빛이, 괴로울 정도로 선명하게 당신을 비춥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자 기다렸다는 듯 주머니에서 무언가가 툭, 하고 떨어집니다.
주워보면 그것은 언제 깨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산산조각 나기 직전인 손거울입니다.
알버트는 어떻게 할까요?

잠시 신호가 갑니다.
달칵,
전화를 받는 소리가 들립니다.

말은 없네요.

여전히 대답이 없습니다.

가장 내가 원한 것일 수도 있고.
…알버트.
하는 소리가 들리네요.

아, 나도 사랑해. 최근에는 계속 못 해준 것 같네.
그는 한숨을 내뱉었습니다.
기다릴게.
그 말을 끝으로 전화는 끊깁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학교로 향한다.)
알버트 윌프레드는 익숙하게 죽음을 떨쳐내고 외출 준비를 한 채 밖으로 나섭니다.
이제는 외울 정도로 익숙한 길을 걷습니다. 길을 헤맨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겠죠.
당신은 문득 라이오넬 이스터브룩을 떠올립니다. 익숙한 이름의 남자.
‘이번’의 첫 만남…… 아니, 재회군요. 재회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따위의 생각을 잠시 떠올리다가 당신은 문득 떠올렸습니다.
생각해보면 시간을 되돌려 다시 처음 만나는 라이오넬 이스터브룩은 언제나 당신을 사랑하지 않으려고 애를 써왔습니다.
아무래도 상관 없는 게 아니네요.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두 사람은 어떻게든 서로 사랑했습니다. 벗어날 수 없는 운명처럼.
거리에는 사람이라곤 아무도 없고, 마치 폐허가 된 듯 삭막하기만 합니다. 새카만 하늘에 별도 하나 없이 오직 둥근 달만이 앞길을 비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익숙한 장소에는 그 장소보다도 익숙한 남자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내가 너였어도 같은 선택을 했을거야.
죽어도 네가 보고 싶어서 꾸역꾸역 간건 나야.




그곳의 나는 너와 같은 선택을 했으리라고 확신해.












완전 자기 멋대로에, 삽질만 하고,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줄 알면서 내 마음 하나 모르고.




널 만나러 꼬박 출석도 했다고.



참 오래도 함께 있었군.





…애초에 행복을 가르쳐준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행복하란거야?







……나도 그랬지.



다만…, 벌써부터 괴로워.

미안해.



널 사랑한 것도 나야.


그러니까 제발 그만해.

거울은?
















(희미하게 웃는다.)




그 거울을 유지하려면 사람을 가둬야 해, 알버트. 거울에 누군가 갇히면 두 번 다시 루프 키워드가 작동할 일도 없겠지. 그리고 세계는 유지돼. 영원히 평안히 살 수 있어.
쓰는 방법도 간단하지. 달빛을 반사 시켜서 가둘 상대를 비추기만 하면 되니까.







두 번 괴롭게 할 순 없지.





널 죽였던 말인데 비위도 좋구나.



내일을 기다리게 해준 사람이니까.


유감이야.





사랑해.

…이제. ……하면 돼?


(천천히 떨리는 손으로 거울을 들었다. 정말 하고 싶지 않지만, 차라리 내가 사라진다면 좋을테지만. 이미 수없이 내가 없는 세상에 놓였을 네게 못 할 짓이라. 달빛을 반사시켜 너를 비추었다.)




당신은 거울로 라이오넬에게 달빛을 비추었습니다.
그를 향한 달빛이 아스라이 흔들립니다.
곧 빛은 라이오넬의 몸을 감싸고,
라이오넬의 모습이 점점 흐려집니다.
그의 형상이 서서이 바스라지며 마지막 순간 라이오넬이 당신을 향해 손을 뻗었습니다.
“잘있어, 알버트.”
“너를 사랑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그러나 그의 손은 당신에게 닿지 않습니다.
대신 완전히 모습이 사라져 거울 안으로 빨려 들어가네요.
그 순간 달빛이 환하게 퍼집니다.
눈이 멀어버릴 것처럼 찬란한 빛에
당신은 눈을 감았습니다.
…~
…
두 눈을 깜빡이며 알버트는 천천히 눈을 떠냅니다.
보이는 풍경은 평소와 똑같습니다. 당신의 눈앞에서 바스러졌던 라이오넬의 모습도,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환하게 빛나던 달빛도, 전부 꿈인 것처럼.
라이오넬과 처음 만나는 시간은 오후 1시입니다. 그리고 오전 10시.
손에는 처음처럼 매끈하고 깨끗한 거울이 쥐여져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다른 것은,
거울 표면에 상사화 꽃 한 송이가 피어 있다는 것.
당신은 무언가의 감정을 안고 매번 그를 만났던 장소로 발을 옮깁니다.
이제는 외울 정도로 익숙한 길을 걷습니다. 길을 헤맨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겠죠.
당신은 문득 라이오넬 이스터브룩을 떠올립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자 당신을 사랑한 사람.
‘이번’ 첫 만남은 이루어질까, 그는 여전히 그곳에 있을까.
……도착한 익숙한 강의실에 라이오넬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수십 명이 당신을 스쳐 지나가고, 쉼 없이 시간이 흐르는 그곳에, 라이오넬은 없습니다. 라이오넬의 시간만이 흐르지 않습니다.
한참을 기다리며 석양이 지고, 달빛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 나서야 당신은 깨닫습니다.
이제 영원한 사랑을 반복할 일은 없다고, 똑같은 하루를 반복할 일도, 똑같은 죽음을 반복할 일도,
그리고,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의 원인, 당신의 모든 시간들의 이유,
라이오넬 이스터브룩을, 다시 만날 일도 없다고.
……어디선가, 이제는 들릴 리 없는 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도 같습니다.
~너 때문에 살았다고, 끝없이 미뤄둔 말들이 있었다고.~
Best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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